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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안무가, “감정이 있는 곳에 제 춤도 있습니다”
21개국 34개 도시에서 러브콜 받아온 현대무용의 젊은 거장
 
송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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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수 안무가를 송파구 문정동 EDx2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박희라 인턴기자
 
(뉴스컬처=송현지 기자)
전 세계적인 활동 무대를 자랑하는 이인수 현대무용 안무가는 지난 7월 중국을 다녀왔다. 2011년 금메달을 쥐여준 ‘베이징 국제발레&안무대회’로부터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참가자의 자격이었다면, 올해는 당당한 우승자의 자격으로 갔다. 공연은 역시 전석 기립으로 마무리됐다. 게다가 대회 의장으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 예정에 없던 포럼에 참석해달라는 것이었다. 머리 희끗희끗한 무용계 거장들 사이에 앉은 그는 자신의 이름표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춤에 관한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갔다. 청중은 이 젊은 한국 안무가에게 집중했다.
 
경북예고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예술사 및 전문사를 졸업한 이인수 안무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지는 무용계 인재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21개국 34개 도시에 진출할 정도로 활동반경이 넓다. 그는 2004년부터 7년 동안 LDP무용단의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2010년 ‘EDx2 댄스컴퍼니’를 설립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갔다. LDP무용단의 파워풀하고 비주얼이 강한 남성적인 춤과는 달리, 그는 ‘감정’과 ‘드라마’에 방점을 찍는 스타일이다. ‘EDx2’의 ‘E’는 감정(Emotional)이고 ‘D’는 드라마(Drama)’를 뜻한다. 이를 곱하기2(x2)를 한다니, 그가 얼마나 E와 D를 강조하는지 짐작이 간다. “제 춤에는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는데, 이를 위해서는 감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인수 안무가의 대표작 '현대적 감정' 공연 사진.     © 뉴스컬처DB
이인수 안무가에게 ‘현대적 감정(Modern Feeling)’은 자신의 얼굴과도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16개국(이스라엘, 스웨덴, 미국, 멕시코, 인도 등) 관객을 만났고, 5개의 트로피(2008년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안무그랑프리상’, 2011년 제1회 베이징 국제발레&안무대회 등)를 거머쥐었다. 단 한 작품으로 말이다.
 
그는 유독 상복도 많은 편이다. 지난 6월에는 대구무용제에서 대상과 안무상을 수상했다. “고향 대구에서는 정작 공연을 해본 적 없다”는 게 참가 이유였다. 영남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제자들과 함께 지난 3월 베네수엘라에서 초연했던 ‘Because of Why’을 선보였다. “베네수엘라 공연 당시 2층까지 가득 채운 600명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더니, 공연이 끝나고 40분이 흐른 후에도 그 자리에서 저에게 다시 환호를 보내더라고요. 정말 감동적이었고 짜릿했죠.”

그의 작품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관객들이 이토록 열광할까? 그의 작품에 대한 평에는 '짜임새가 있다', '섬세하다'라는 단어가 곧잘 등장한다. 그는 실제 성격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했다. 본래 내성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춤이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했다. 작업할 땐 혼자만의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상상을 통해 그림을 그려간다고 했다. “남이 생각하기엔 별일 아니어도 전 거기에 섬세하게 반응하고 포착하는 편이에요. 덕분에 작품도 섬세하고 풍성해집니다.”
 
그는 영화를 하루에 5편 이상 감상할 정도로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했다. 그래선지 그의 작품은 연극적인 느낌이 살아 있고, 또 음악이 등장하는 타이밍도 적절하다. 영화 ‘매트릭스’의 액션 장면을 바탕으로 안무를 구성하는 등 긴박하고 짜임새 있는 움직임 덕분에 관객들은 그의 작품에 쉽게 빠져든다. “영화는 종합적이고 완성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매트릭스, 쉰들러리스트, 제리 맥과이어, 글루미선데이 등 즐겨보는 영화가 있는데, 거기에서 감정의 맥락을 파악하고, 또 ‘진정성’을 발견합니다. 제가 바로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진정성'입니다.”
 
그가 말하는 진정성에 대한 정의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외로움이라는 감정과 만나게 됐다. 그리고 그 외로움 끝에는 사랑이라는 근본적 가치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는 이런 본질의 감정을 작품을 통해 발현함으로써 관객과 긴밀하게 소통한다고 했다. 대표작 ‘현대적 감정’도 그 맥락에 있다. 이 안무가는 그와 17년간 우정을 쌓은 류진욱 무용수와의 관계를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현대적 감정’은 두 남자가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 공존하면서 순수한 관계를 이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사회에서 '당신'과 '나'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죠. 둘 사이에 끼어드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관계를 계속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현대적 삶이자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신작 ‘Because of Why’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이전과는 조금 다르다. “‘현대적 감정’을 본 관객들은 저희의 기량과 파트너십에 ‘굉장하다’는 찬사를 보낸 반면, 'Because of Why'를 본 관객들은 ‘마음을 움직였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Because of Why’는 원칙주의자에 대한 외로움을 이야기한다. 원칙을 지키면 지킬수록 외로워지는 소수를 위한 위로인 셈이다. “어떤 관객은 자신의 사적인 아픔을 저에게 고백하기도 했어요. 춤으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보람된 일이죠.”
 
이인수 안무가는 국내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그 첫 번째로 오는 9월 순천에서 열리는 ‘제22회 전국무용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한다. 선보일 작품은 ‘완벽한 이유’이다. ‘이유를 찾아서’, ‘Because of Why’의 뒤를 잇는 이유 시리즈다. 사람들이 완벽한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완벽한 이유는 본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완벽한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면서 마음에 대한 안정을 취하려 합니다. 그 불편한,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0월에는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시댄스(Sidance)를 통해 창단공연을 열 계획이다. ‘완벽한 이유’와 함께 신작 ‘낡은 자유’를 선보일 예정이다. ‘낡은 자유’는 12명이 등장하는 스케일이 큰 작품으로, 자유에 대한 낭만을 복원하는 작품이다. “현대사회에서 자유는 점점 가치 없는 것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자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행복해하지 않았나요? 사랑하는 여인과 밥 한 번 같이 먹을 수 있는 자유, 그 향수를 다시 느껴보자는 겁니다.”
 
그에게 있어 이제 춤은 일종의 책임감이다. 그는 자신이 꾸린 무용단을 가족처럼 아끼며 활동 반경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장점을 찾는다면 바로 글로벌한 인맥이다. 해외 진출이 잦았던 덕분에 그는 세계 곳곳의 훌륭한 무용수와 안무가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그는 10년 뒤에는 세계적 규모의 무용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싶다고 했다. “전세계 무용 인사들을 제가 직접 초청하고 싶습니다. 누구라도 인정하는, 객관성을 갖춘 인재들로 말이죠.”
 
한편, 해외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는 실력파 이인수 안무가를 오는 7월 27일 엠넷 방송 ‘댄싱9’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화려한 수상경력 덕분에 특례 전형으로 참가한 그는 안무가이기 이전에 무용수로서의 탄탄한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동료 류진욱 무용수도 함께 출연한다. 
 
▲ 이인수 안무가가 운영하는 송파구 문정동 스튜디오 'EDx2 댄스 컴퍼니' 전경.     © 박희라 인턴기자
 
 
[프로필]
이름: 이인수
출생연도: 1982년
학력: 경북예술고등학교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졸업
경력: 전 네덜란드 Emio Greco&PC 무용단 단원(2003~2004), LDP무용단 단원(2004~2011)
소속: EDx2 Dance Compnry 대표
 

(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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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지 기자(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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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6 [11:4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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