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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우진 배우, “추리의 매력 이런 건가요?”
연극 '퍼즐', 대본을 붙들고 기억을 찾아서
 
송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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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퍼즐'의 홍우진 배우를 대학로 카페에서 만났다.     © 김현진 기자
 
(뉴스컬처=송현지 기자)
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갔던 한 남자가 있다. 어느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은 그는 그러나 지난 2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다. 담당 의사는 단기 기억 상실증이라며 위로하지만, 그는 혼란스러워 하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 한다. 그때, 미스터리한 여인 클레어가 찾아와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지만, 남자는 그녀가 누군지 모른다. 그 후 사이먼에겐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상한 일이 반복된다. 마지막 기억을 가지고 있는 2000년과 새로운 기억이 시작되는 2002년을 오가며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려 하지만, 그 조각들은 자꾸만 어긋난다.

여기까지가 연극 ‘퍼즐’의 시놉시스다. 9월 7일부터 아시아 초연으로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마이클 쿠니 연극 ‘퍼즐’의 주인공 사이먼을 연기하는 홍우진 배우를 만났다. 반전이 곧 이 작품의 핵심이기 때문에 홍우진은 말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가 던져주는 몇몇 힌트만을 가지고 ‘퍼즐’을 맞추듯 작품의 큰 그림을 유추하는 과정이 꽤나 흥미진진했다.
 
홍우진은 처음부터 작품에 끌렸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런데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아이 인사이드(The I Inside)’를 보고 ‘괜찮다’ 싶었다. “제가 원래 빠릿빠릿하게 받아들이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제가 이 영화를 매일 보는 이유가 그거예요. 혹시나 놓친 게 있나 싶어서요. 그런데 계속 보니까 계속 보이는 게 있더라고요. 이 작품을 하면서 추리물의 매력을 알게 되었어요.”
 
연습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팀워크가 워낙 좋아 배우들끼리 호흡은 잘 맞았다고 했다. 다만, 힘들었던 이유는 짜임새 있게 흘러가는 영화의 장점을 연극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따라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영화로 표현하기 쉬운 것들이 연극에선 확실히 어렵더라고요. 혹시나 길에서 어긋나고 있지 않나 신경 쓰면서 세심하게 장면을 그려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인지 연극은 영화보다는 좀 더 친절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마지막에 사이먼의 동기가 확실하게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마치 ‘올드보이’ 만화의 결말보다 영화의 결말이 관객 입장에서 편하게 다가오는 것과 비슷한 경우랄까요.”
 
홍우진 배우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특이한 캐릭터인 사이먼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특히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이, 그리고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설정이, 연기하는 배우로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사이먼의 심리그래프를 그려달라는 부탁에 그는 '의아함-혼란-혼돈-죄책감-절망' 순으로 정리했다.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기억의 퍼즐들을 짜맞춰가야 해요. 처음엔 한 조각 한 조각을 인지하면서 쌓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연기가 잘 되지 않을 뿐더러 점점 끝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겁니다. 고민이 많았는데 (민)준호 형(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예술감독)이 ‘어쨌든 실제로 기억을 잃었다 하더라도 그 상황에 솔직하게 반응을 하면 되는 거다’라고 조언을 해줬어요. 이후로는 저도 의식적으로 연기하지 않고 상황이 들어올 때만 솔직하게 반응했어요. 그랬더니 깔끔해지고 편해지더라고요.”
 
즉, ‘더 연기하려는’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사이먼은 자칫 연기를 과장해서 연기를 보여줘야지 하는 착각에 빠질 수 있는 인물인데, 지금은 상황에 솔직하게 반응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꽤나 관객의 머리를 굴리게 할 것은 확실하다. 이현규 연출의 의도가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이 찝찝해하면서 이야기에 대해 토론하길 바라는 것이라 하니까. 홍우진 배우도 “아직도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추리를 좋아하는 분들은 확실히 좋아할 것이다”라고 했다.
 
90분 동안 단 한 번의 등퇴장도 없이 무대를 지켜야 하는 그는 요즘 대본을 끼고 산다고 했다. 같이 연습하는 후배가 “형 대본 좀 그만 봐!”라고 할 정도라고. “원래 연습을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었다”는 그는 지난달까지 공연된 민준호 연출의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하면서 좋은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나와 할아버지’ 연습하면서 준호 형이 저에게 상상 이상의 것들을 제시해줬어요. 제가 참 많이 모자란 걸 알게 됐죠. 그래서 계속 대본을 붙잡고 연습했어요. 태어나서 이렇게 열심히 한 적 있나 싶을 정도로 했더니,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그 이후로 준호 형이 매일 칭찬을 하는데, 연습량을 따라갈게 없구나 싶었죠. 그 습관이 ‘퍼즐’ 때도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대본을 계속 보고 있어요.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싫으니까요.”
 
1년 반 전 ‘나를 대중에게 좀 더 알리고 싶다’던 그는 이제 대학로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다. 홍우진 자신도 “그때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엄청’ 많아진 거 인정 합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옛날엔 인지도가 없어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제가 유명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러올 텐데 하는 생각 때문에요. 무명 시절에 관객 한 두 명이라도 끌어모으자는 심정으로 SNS를 통해 ‘이벤트’를 열기 시작했죠. 지금까지 이벤트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작품에 대한 애정 때문이에요.”
 
인기 비결을 묻자 ‘신비함이 없어서?’라고 했다. 공감이 가는 대답이었다. 그는 공연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해줄, 그런 ‘동네 오빠’ 같은 친근한 사람이다.
 
이 친근한 배우를 만나러 연극 '퍼즐' 보러 가보는 건 어떨까? 다만, 작품이 조금 어려울 순 있다. 그가 귀띔하길 "힌트처럼 보이는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말고 사이먼의 감정선을 잘 따라가다보면 중요한 포인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연 보고, 정 모르겠으면 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SNS에서 '하이 우진'이라 말 걸면 답이 오지 않을까?
 
 
[프로필]
이름 : 홍우진
생년월일: 1980년
직업: 연극배우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연작: 연극 - '퍼즐', '나와 할아버지', '트루웨스트', '나쁜자석', ‘모범생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생은 감당하기 힘들어’, ‘하이라이프’, ‘쉬어매드니스’ 외
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 ‘어쌔신’ 외

 
(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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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지 기자(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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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7 [12:10]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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